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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신작,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자칭인지 타칭인지 모르지만, 작가는 분명 ‘교토’라는 지명 덕을 톡톡히 보고 있을 것이다. 작년 이맘때 읽었던 ‘야행(2017)’, 그리고 이 책’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2018)’도 내 취향의 소설은 아니었지만 ‘교토’라는 지명에 이끌려 책장을 넘겼다. 모리미 도미히코는 의도적으로 교토의 지명과 풍습, 축제 등을 이야기 곳곳에 등장시켜 교토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소설을 읽으며 대리만족할 수 있게 돕는다. 소설 속 주인공이 교토 시내 곳곳을 누빌 때마다 나도 알고 있는 그곳을 떠올린다.

으스스하고 몽롱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 소설은 톡톡 튀는 말투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랐다. 피식 웃음 지으며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작가는 작가인가 보다. 말재주, 글솜씨가 일품이었다.

세계는 지루함으로 충만하다. (179)

‘지금도 쉬고 있지만 좀 더 격렬하게 쉬고 싶다.’ 식의 문구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좀 더 지루하게 느긋하며 더욱 게으르게 표현되었다면 좋았을 것을. 지루함의 강도가 약했던 것이 굳이 찾아낸 아쉬움이다.

부담 없이 술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여름밤과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소소한 모험을 비웃는 자는 소소한 모험에 운다. (42)

잘 들어. 우리에게는 모험이 필요해. 막연히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건 안 돼. 인생이란 그저 성실하게 일한다고 보상받을 수 있는게 아니라 이 말씀이야.
한 치 앞은 어둠입니다.
돌아가도 괜찮아.
나아가도 괜찮죠. (57)

남의 망상을 방해하는 자는 말에 차여 죽는다고 합니다. (97)

지루함의 바닥까지 느껴져야 진정한 여름휴가지. (...) 나는 이제 의미 있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주인공이니까 노력해야 한다고 대체 누가 정했어? (135)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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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34 / 소설] 펫숍 보이즈. 다케요시 유스케. 최윤영 옮김. 놀.

일상에 쫓겨 이제서야 읽을 수 있었던 게 아쉬울 만큼 아름답고 따뜻한 소설이다. ‘카모메 식당’이나, ‘하나와 앨리스’, ‘웰컴 투 맥도나르도’처럼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 이야기. 몰리스 펫숍처럼 반려동물과 생활용품도 함께 파는 펫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이야기.


‘이곳은 펫숍. 언제나 사건으로 가득한 내 직장이다.’

일본 드라마를 본 적은 없지만 이런 나레이션이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나올 것 같은 독백체의 문구가 등장한다.


띠지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책 자체에 자신이 없어 포장한, 쓸모없는 광고 용품으로 여겨 책을 펼치면서 바로 버리곤 하는데, 이 책은 띠지가 신의 한 수다. 귀여운 동물 스티커도 좋았지만 띠지 안쪽에 등장인물의 이름과 성격을 엿볼 수 있는 간단한 스케치(책 표지에도 나와 있는 인물 스케치) 덕분에 등장인물 헷갈릴 염려 없이 편하게 읽었다. 너무 귀여운 소설과 덩달아 귀여운 띠지였다. 덕분에 버려지지 않을 유일한 띠지가 될지도.

삭막하고 단순 반복적인 나의 업무에도 이 소설처럼 찰나의 행복과 즐거움이 공존할 것이다. 밥벌이의 무거움 덕분에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있었다. 아름다운 소설 덕분에 업무를 맞이하는 하루의 시작이 즐겁다. 모두 ‘펫숍보이즈’ 덕분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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