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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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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냅. 김명남 옮김. 바다출판사. (2020) [2020-32/에세이] 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냅. 김명남 옮김. 바다출판사. (2020) 요즘 나는 좋은 날일 때도 있고, 나쁜 날일 때도 있고, 그저 그런 날일 때도 있다. 그리고 아마도 최고의 날은 어떤 날인지 생각조차 해보지 않는 날일 것이다. 내가 음식을 결정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이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몇 시간 넘게 굶주린 것이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음식이나 몸무게를 절대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둘 다를 무척 의식하면서 산다. 내가 음식에 대해서 완벽하게 '정상'이 되는 날이 오기나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 정상이라는 것이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면, 오늘날의 이 문화에서 완벽하게 '정상'인 여성이 한 명..
[북 리뷰] 예술가의 생각.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박민혜 옮김. 필요한 책. (2020) [2020-31 / 예술, 미술에세이] 예술가의 생각.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지음.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 엮음, 이지훈 박민혜 옮김. 필요한 책. (2020) 미대 재학시절, 나만의 영감 노트가 있었다. 작업하다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당장 그릴 수 없으니 글로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그림으로 풀어내기도 하고, 내 작업에 대한 깊이를 더하고 싶을 때 사용하던 노트이다. 일기장과 별도로 적어가던 수첩, 거의 모든 예술가가 작가 노트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학부를 졸업하고 순수미술에서 멀어지면서 영감 같은 건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삭막한 삶을 살고 있다. 미술 언저리에 있는 직업군으로 살아왔지만, 당장 먹고살아야 할 업무를 처리하기만 해도 바빴다. 학교..
[북 리뷰]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기획, 윤찬영 외. 스토어하우스. (2020) [2020-29 / 사회과학]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기획, 윤찬영 외. 스토어하우스. (2020)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이지만,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17) 도시를 떠나 로컬에 자리 잡은 사람들의 성공담을 엮은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이 책에는 몸으로 직접 부딪쳐 그 지역에서 함께 하는 법을 익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설레는 경험을 했다. 청년이 지나, 중년으로 살아가는 서울 토박이인 내게는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더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실행력이 없는 내게 더더욱 이상적으로 느껴진다. 이제는 생각만으로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용감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의 모험에 두근거..
[북 리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허밍버드. (2020) [2020-28 / 소설. 독일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허밍버드. (2020) 두번 째 읽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몇 년 전 감성 충만한 한 청년의 일기 같은 이 책을 읽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도중에 덮었던 적이 있다. 지인들의 추천과 권유로 꾸역꾸역 끝까지 다 읽긴 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 같은 건 없고,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남아있는 이 책을 완독했다.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 중 04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작고 가벼운 문고 판형 책자여서 들고 다니며 읽기 좋았다. (지난번 읽은 더 클래식 출판사의 책도 비슷한 느낌으로 좋아한다.) 지은이 괴테는 독일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인물로 1774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하고..
[북 리뷰] 식량, 무엇이 문제일까. 김택원. 동아엠앤비 (2020) [2020-25 / 청소년, 인문사회] 식량, 무엇이 문제일까. 김택원. 동아엠앤비 (2020) 몇 년 전 총균쇠를 읽으며 환경과 식량 자원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 야생 식물 종자들이 자의 또는 타의로 계량되거나 인간들이 편의와 이익을 위해 변종을 만들어내는 종자 전쟁이라는 생소한 개념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먹고사는 행위 외에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넓고 깊은 세상에 살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환경 자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식량 자원과 관련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식량, 무엇이 문제일까’는 대학에서 과학사를 전공하고, 동아 사이언스의 기자, 편집자로 활동하다가, 과학 관련 공공기관의 홍보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저자 김택원의 신간이다...
[북 리뷰] 창조력 코드. 마커스 드 사토이. 박유진 옮김. 북라이프. (2020) [2020-24 / 과학, 교양과학] 창조력 코드. 마커스 드 사토이. 박유진 옮김. 북라이프. (2020) 데이터는 현대사회의 새로운 석유다. (139) 고등학교 1학년 겨울, 문과 이과를 선택할 무렵, 미술대학을 목표로 하면서 과학과 수학 과목을 좋아하는 나는 이과반을 선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미술 하는 사람이 왜 이과반을 가냐, 문과반을 선택해야 한다.’는 담당 교과 선생님의 말씀에 의해 문과반으로 반 편성 되었다. 말하기 쓰기보다 계산하고 추론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논리적인 과정이 더 즐거운 나는 선생님의 권유가 불만스러웠지만, 반항할 용기는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분은 모더니즘적 교육관이 배어있는 전형적인 교사였다. 수학도 과학도 예술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더 분명하게 ..
[북 리뷰] 석세스 에이징. 대니얼 J. 레비틴. 이은경 옮김. 와이즈베리. (2020) [2020-21/인문학, 뇌과학] 석세스 에이징. 대니얼 J. 레비틴. 이은경 옮김. 와이즈베리. (2020) 아끼는 텀블러를 잃어버렸다. 분명 가방에 넣어둔 것 같은데 무엇에 홀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력 하나는 최고이던 나인데 나이 들면서 하나둘씩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가위로 싹둑 잘라내듯 기억의 일부가 사라지는 현상을 종종 겪는다. 모두가 겪는 건망증인지, 나이 들고 있다는 증거인지 알 수 없는 불안함이 가득하던 날 이 책을 만났다. ‘석세스 에이징,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어렵지 않게 뇌과학과 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인문교양서이다.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J. 레비틴은 신경과학, 심리학,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뇌와 노후의 관계를 푸..
[북 리뷰]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오치 도시유키. 서수지 옮김. 사람과 나무 사이. (2020) [2020-20/역사, 세계사]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오치 도시유키. 서수지 옮김. 사람과 나무 사이. (2020) 어쩌다 보니 올해엔 역사 관련 책에 관심이 간다. 삼국지 첩보전, 완벽주의자들, 그리고 이 책, 37가지 물고기 이야기까지. 코로나로 인한 사회 상황에 깨어있기 위해 신문을 자주 읽다 보니 역사나 세계사에 관심이 생겨났나 보다.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는 서양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물고기들에 대한 저자의 궁금증으로 시작된 책이다. 그중에서도 청어와 대구, 그리고 기독교에서 물고기가 상징하는 바를 중심으로 쓰여있다. 물고기 자체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소금에 절인 청어, 훈제 청어, 말린 대구 등 물고기를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활용하여 어업산업을 장악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