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완독 2019-49/ 문학. 일본문학] 마음. 나스메 소세키. 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6)

나는 처음부터 선생님에게는 다가가기 힘든 신비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다가가지 않을 수 없다는 느낌이 어딘가에서 강하게 작동했다. 선생님에게 이런 느낌을 가진 사람은 많은 사람들 중에 어쩌면 나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직감이 나중에 나에게만은 사실로 입증되었기 때문에 나는 너무 어리다는 말을 들어도, 바보 같다는 비웃음을 당해도, 아무튼 그것을 내다본 자신의 직감을 미덥고 기쁘게 생각한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신의 품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을 손을 벌려 안아줄 수 없는 사람, 그가 바로 선생님이었다. (29)

작년 여름 2018 서울국제도서전 현암사 부스에서 나스메 소세키 전집을 알게 되었고, 눈여겨보다가 올해 여름 문득 읽게 되었다. ‘마음’이라는 단어가 품는 느낌에 끌렸고, 제목과 잘 어울리는 내용의 책이었다. 마음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상)는 선생님과 나, 2부(중)는 부모님과 나, 3부(하)는 선생님과 유서이다. 1, 2부는 나의 시선으로, 3부는 선생님의 시선으로 쓰여있다. 왠지 모르게 비밀스러우며 매력이 느껴지는 선생님, 그리고 그런 선생님과 아버지의 모습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화자의 일방적인 시선으로 쓰여져 있다. 3부에서는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선생님의 속 이야기를 꺼내지만, 그 부분 역시 선생님의 생각이나 판단일 뿐, 선생님과 관계한 사람들이 직접 무언가를 전달한 건 아니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마음 전부를 알 수 없을 텐데.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기분은 화자의 생각일 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심정이나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쉽게 읽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특히 3부에서는 선생님이 꺼내놓은 글이 잘 읽히지 않아 - 선생님의 마음일 뿐, 독자인 나의 마음과 다르니까 감정 이입이 되지 않아서- 몇 번 씩 되뇌며 읽어냈다. 그런데도 계속 생각을 곱씹게 되는 것이 나쓰미 소세키라는 사람의 글의 매력인 것 같다. 좋은 책을 혼자서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읽고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완독 50 / 인문학]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강상중. 김수희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6)

문학이란 그 자체에서 해답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학은 독자들에게 수수께끼를 내는 것입니다.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쓰는지,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를 생각함으로써 다양하고 풍요로운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60)

올재클래식스를 닮은 이와나미문고. 아니, 이와나미문고처럼 올재클래식스를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가볍고, 저렴하고, 유익한 책, 거품을 빼고 실속만 담은 이런 책이 좋다.

재일한국인 2세이자 1972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일본 이름 ‘나가노 데쓰오’를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저자는 재일한국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되었다. 박학다식과 논리적 말솜씨를 갖춘 명사이지만 우리에게는 ‘고민하는 힘’(사계절)으로 더 유명하다. (한국일보 2017.12.16 기사)

일본의 대표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3가지를 곱씹어 쉽게 풀어쓴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중고등학교 문학 참고서처럼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문학을 두려워하는 내가 읽기 버겁지 않고 재미있었다. 소설 속 이야기에 푹 빠져 다른 저자의 의도나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는데 강상중이 콕 찍어준 설명으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좀 더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하나밖에 읽지 않아 이 책 전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문학에 대한 부담감을 놓을 수 있고 새로운 소설도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으니 강상중과 이와나미문고 책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소설 읽기가 두려운 사람이라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이제 막 입문하여 좀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강상중의 나쓰메 소세키를 향한 시선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덩달아 강상중에 대해 궁금해져 그의 책을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완독 31 / 어린이, 동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다케다 미호 그림. 사이토 다카시 엮음. 정주혜 옮김. 담푸스.

일본 현대 문학의 본보기인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어린이가 읽기 쉽게 엮은 동화책, 원작과 동명으로 출간된 이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보통 이런 형식의 책을 그림책이라 말하는데, 이 책은 동화책이라고 칭하고 싶다. 글과 그림이 바탕이 되어,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는 책을 그림책이라 이야기한다. 이 책은 원작자의 글이 강렬해서인지, 엮은자의 요약이 좋아서인지, 글의 힘이 강렬하여 그림은 단지 도울 뿐, 그림만이 가진 고유한 에너지를 내뿜기보다는 글을 돕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림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글이 가진 흡입력이 좋아 읽는 대로 상상하며 웃음 지으며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몸은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짧지만 강렬한 이 첫 문장에서부터 이 내용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이름 없는 작은 고양이가 누군가로부터 구해져 보살핌을 받으며 고양이의 시선으로 주인과 주변을 관찰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자신을 ‘이 몸’이라 칭하는 우스꽝스러운 고양이의 일상을 유머스럽게 담아 흐뭇한 미소를 담으며 한 장 한 장 넘길 수 있었다. 그림책이 가진 특성 비교적 적은 페이지에 모든 것을 담아야 하기에 결말 부분의 빠른 전개로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또한 이 책이 가진 유머스러움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귀여운 시선의 고양이 모습이 그려진다.

원작인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간결한 이 동화책만 보아도 흥미로움이 전해져 나쓰메 소세키의 원작도 함께 살펴보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책이다. 다 큰 어른의 시선으로 읽기에도,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의 시선으로 읽기에도 적당한 즐거운 소설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