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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9 / 유아. 그림책] 기계일까 동물일까. 레티시아 드베르네. 시아 옮김. 보림 (2018)

제한적 색 사용, 비슷한 듯 다른 글과 그림의 조화, 생각할 거리를 주는 보림의 책 기계일까 동물일까는 글과 그림이 주는 모호함 덕분에 보고 또 보고 생각하게 되는 여운이 남는 책이다. 미래 상상화 같기도 하고, 환경 보호 같은 주제를 담은 것 같기도 한 신비로운 느낌은 아마도 절제된 색과 형태 덕분일 것이다.

믿고 보는 보림출판사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고르고 골라 데려온 책.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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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40 / 유아. 그림책] 오늘부터 국수 금지. 제이콥 크레이머. K-파이 스틸 그림. 윤영 옮김. 그린북. (2019)

밀가루 음식을 못 먹는 사람은 있어도 안 먹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중 가장 맛있는 국수, 오늘부터 국수가 금지라니, 정말 말도 안 된다는 강렬한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긴 이 책은 ‘유아’ 분류에 속해있는데, 과연 4~6세들의 유아가 읽을 수 있나 싶을 만큼 두꺼운 책장과 글밥, 그리고 어른 세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른의 시선으로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재미있는 책으로 읽었는데, 아이들도 나와 비슷한 깊이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잘난 체하는 캥거루들과 국수광 코끼리(+그의 친구들)의 소소한 갈등과 모험 이야기이지만, 백인 위주의 주류와 제3세계 국의 관계 같기도 하고, 집단 이기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주류에 속해있는 사람들과 보통 사람들의 인종, 인권, 지위, 차별 등 사회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국수광 코끼리와 그의 친구들이 재미있는 국수 면발을 뽑아내는 모습에 통쾌했지만, 다른 여러 사건들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유아로 구분 지어지는 의미 없는 책의 구분법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어린이들도 재미있는 그림책을 통해 불공평을 극복하는 방법과 용기를 읽을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글작가 제이콥 크레이머의 글의 분위기와 그림작가 K-파이 스틸 그림의 분위기가 아주 잘 맞아서 더 좋았고, 그들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고 싶다.

정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지, 잘난 체하는 캥거루들을 위한 게 아니에요. 지금 당장은 제 말이 터무니없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당신들도 틀렸다는 걸 인정하게 될 거라고요!

법이 불공평할 땐
어길 줄도 알아야 해!
다 같이 새로운 법을 만들 거야.
맛있는 국수를 같이 나눠 먹을 수 있게.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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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8 / 어린이. 문화예술] 나의 미술관. 조안 리우. 단추. (2018)

수상작이라고 더 좋은 책이라 말할 수 없지만, 그림책 분야에서 상 받은 책은 특별하다. 나의 미술관은 글이 하나도 없지만, 읽을거리가 많다. 이게 어른의 눈에만 보이는 건지, 아이들도 나와 같은 눈높이로 아니 나보다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글이 없지만,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그림 이야기를 펼치는 이 책은 2018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예술 부문 스페셜멘션 상 수상작이다. 무덤덤하게 책장을 넘기다 주인공 꼬마의 모습에 웃음을 짓게 된다.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더 많은 걸 놓치고 있진 않았을까? 아이의 시선을 돌이켜보게 되는 따뜻한 책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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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4 / 유아, 그림책]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이지원 옮김. 비룡소. (2018)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지하에 위치한 전시장(이름이 너무 길고 익숙지 않아 정확한 이름 표기를 포기함)에서 ‘그림책 Now 전시를 다녀와서 가장 흥미로웠던 애니메이션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그림책을 빌려왔다. 음악과 영상으로 이미 충분히 느꼈기에 책은 시시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섣부른 판단이었다. 도서관 반납일을 하루 앞두고 마감에 쫓겨 읽게 된 이 책. 즐길 거리가 많은 참 좋은 책이다.

그림책이 좋은 건 쉽고 단순하다는 점이다. 책장을 덮고 다시 한번 읽으면 새로운 모습이 보이고, 또 읽으면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보인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작가가 숨겨놓은 요소들을 발견하는 재미, 그게 내가 그림책을 보는 이유이다. 이 책을 처음 볼 땐 영상의 잔상이 남아있던 터라 ‘이미 봤던 그림’을 재구성하듯 빠르게 넘겼다. 다시 읽으며 글을 읽으며 글과 그림의 연관성을 찾았다. 또다시 읽으며 이상함을 찾아냈다.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인물 전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닿아있지 않다.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누굴 속이거나 해하는 것이 아닌 이 정도 거짓말이 대순가 싶지만, 이 책은 그 정도의 거짓말을 희화화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바쁘게 주위를 돌아다니는 어린아이 주인공을 제외한 모두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글과 그림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xx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는 누워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주인공을 제외한 모두가 게으름을 즐기는 중이다. 그리고 오직 주인공만이 진실을 이야기한다. 난 자고 있다고.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보는 어른들의 거짓말과 주변 풍경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등장인물들이 보는 그 무언가는 일상 속 널려있는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그 찰나를 작가의 시선으로 멋지게 담아냈고, 검정과 무채색(약간 흐리거나 탁하거나 어두운) 계열의 색이 대비 또는 조화를 이루어 별거 없는 무늬와 그림이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너무 바쁘게 사는 나에게 조금 즐겨도 된다는 이야기를 건네는 이 책. 이런 이유로 그림책을 사랑하는데, 역시 그림책이 좋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게으름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또 읽고 싶은 책.

Posted by 따듯한 꽃.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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