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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2019-38 / 어린이. 문화예술] 나의 미술관. 조안 리우. 단추. (2018)

수상작이라고 더 좋은 책이라 말할 수 없지만, 그림책 분야에서 상 받은 책은 특별하다. 나의 미술관은 글이 하나도 없지만, 읽을거리가 많다. 이게 어른의 눈에만 보이는 건지, 아이들도 나와 같은 눈높이로 아니 나보다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

글이 없지만,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그림 이야기를 펼치는 이 책은 2018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예술 부문 스페셜멘션 상 수상작이다. 무덤덤하게 책장을 넘기다 주인공 꼬마의 모습에 웃음을 짓게 된다.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더 많은 걸 놓치고 있진 않았을까? 아이의 시선을 돌이켜보게 되는 따뜻한 책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2019-34 / 유아, 그림책]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이지원 옮김. 비룡소. (2018)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지하에 위치한 전시장(이름이 너무 길고 익숙지 않아 정확한 이름 표기를 포기함)에서 ‘그림책 Now 전시를 다녀와서 가장 흥미로웠던 애니메이션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그림책을 빌려왔다. 음악과 영상으로 이미 충분히 느꼈기에 책은 시시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건 섣부른 판단이었다. 도서관 반납일을 하루 앞두고 마감에 쫓겨 읽게 된 이 책. 즐길 거리가 많은 참 좋은 책이다.

그림책이 좋은 건 쉽고 단순하다는 점이다. 책장을 덮고 다시 한번 읽으면 새로운 모습이 보이고, 또 읽으면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보인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작가가 숨겨놓은 요소들을 발견하는 재미, 그게 내가 그림책을 보는 이유이다. 이 책을 처음 볼 땐 영상의 잔상이 남아있던 터라 ‘이미 봤던 그림’을 재구성하듯 빠르게 넘겼다. 다시 읽으며 글을 읽으며 글과 그림의 연관성을 찾았다. 또다시 읽으며 이상함을 찾아냈다.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인물 전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닿아있지 않다.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누굴 속이거나 해하는 것이 아닌 이 정도 거짓말이 대순가 싶지만, 이 책은 그 정도의 거짓말을 희화화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바쁘게 주위를 돌아다니는 어린아이 주인공을 제외한 모두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글과 그림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xx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는 누워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주인공을 제외한 모두가 게으름을 즐기는 중이다. 그리고 오직 주인공만이 진실을 이야기한다. 난 자고 있다고.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보는 어른들의 거짓말과 주변 풍경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등장인물들이 보는 그 무언가는 일상 속 널려있는 아름다운 순간들이다. 그 찰나를 작가의 시선으로 멋지게 담아냈고, 검정과 무채색(약간 흐리거나 탁하거나 어두운) 계열의 색이 대비 또는 조화를 이루어 별거 없는 무늬와 그림이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너무 바쁘게 사는 나에게 조금 즐겨도 된다는 이야기를 건네는 이 책. 이런 이유로 그림책을 사랑하는데, 역시 그림책이 좋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게으름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마다 또 읽고 싶은 책.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2019-20 / 유아, 그림책, 인성/감성/생활]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단다. 마이클 리애나 글. 제니퍼 E. 모리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보물창고. (2019)

30여 년 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관계해온 마이클 리애나의 글과 제니퍼 E. 모리스의 그림이 만난 그림책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단다’는 보물창고의 인성교육 시리즈 중 25번째의 책이다. 바쁘게 급하게 사는 현대인에게 ‘몸과 마음 챙기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신없이 바쁘게만 살아온 어른들이 다음 세대인 아이들에게 물려준 건 여유 없음과 불안함이다. 그림책보다는 만화책을, 만화책보다는 핸드폰이나 패드 속 게임을, 게임보다는 유튜브를 즐기는 아이들. 점점 생각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아이들의 사고를 전환할 흥밋거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차단한 건 우리 어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라면 마땅히 즐기고 누려야 할 이 아름다운 봄날에 뛰놀지 못하고 스케줄에 쫓기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만든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며 따듯한 의미를 담은 책을 선보이는 보물창고 출판사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교훈적 의미를 담은 인성 그림책이어서 ‘유아’로 책을 구분하는 방식은 조금 불편하다. 이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인 책은 맞지만, 유아(생후 1년부터 만 6세까지의 어린아이)가 이해하기엔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글보다 그림이 많다고 어린이 대상의 책이라고 단정 짓는 방식도 불편하다. 이 책은 사실, 바쁜 세상을 살아내느라 지친 다 큰 어른들이 보면서 잠시 숨 고르기에 적당한 책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2019-17 / 어린이. 사회. 인권] 자유자유자유. 애슐리 브라이언.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2019)



오랜만에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리고 오전의 여유를 누린다. 자유란 무얼까. 네이버 국어사전은 자유를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어쩌면 내가 이생에서 바라는 삶 자체가 자유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자유.

차분한 이 시간 오롯이 홀로 앉아 나만의 여유를 누리며 이런저런 끄적임과 읽기, 그리고 소소한 어떤 일을 하며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나만의 방식을 쌓아가는 삶. 매일 즐기고 있던 거지만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렇게 자유로움을 누려도 되나,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아도 되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어젯밤 읽은 그림책 ‘자유 자유 자유’는 1800년대 중반에 쓰여진 노예 관련 문서를 바탕으로 글과 그림을 만든 애슐리 브라이언의 그림책이다. 20대의 나를 생각하게 만든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2003)’, ‘헬프(2011)’ 그리고 얼마 전 개봉한 ‘그린북(2018)’까지. 흑인의 인권과 평등에 관한 문제는 가라앉아있던 나를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만든다. 다수의 백인이 만들어온 처참한 인권침해, 말도 안 되는 생각도 강자라고 생각되는 다수에 속하게 되면 얼마나 한심한 판단을 하게 되는지. 링컨, 마틴 루서 킹, 등 그나마 뜻이 있는 몇몇 위인의 도전과 노력 희생으로 지금의 문화가 만들어졌지만, 아직도 세상 곳곳엔 불평등이 존재한다.

단일민족국가로 불리는 우리나라, 내가 사는 주변에도 생각보다 가까운 곳곳에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인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의식적으로 ‘너와 나는 평등하다’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면 나와 다름이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런 부분에서는 1800년대 다수 백인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흑인 인권 불평등 같은 일을 다른 곳에서 또 벌어지게 할 수는 없다. 내가 그들의 자유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나와 다르지만,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이런 소소한 자유는 나보다 먼저 살아온 분들의 도전과 노력, 희생으로부터 얻게 된 것이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고 싶은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삶, 읽고 쓰는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 자유는 나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 것.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것. 금전적인 성공도 바라지만, 자유와 행복이 우리 모두의 가장 근원적인 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른의 시선으로 이 그림책을 무겁고 마음 저리며 읽었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 다 큰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깊이 있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보물창고 출판사의 ‘사회탐구 그림책’은 사회 곳곳의 현상들을 탐구하고 그 바탕으로 쓰여진 책으로 ‘자유 자유 자유’가 7번째 책이다. 보물창고의 아동·청소년 문학 기획팀인 ‘마술 연필’의 다른 책도 읽고 싶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107 / 어린이, 환경] 내일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행동. 시릴 디옹, 피에르 라바 글. 코스튐 트루아 피에스 그림. 권지현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8)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마음이 점점 허전해져요. (15)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마지막 물고기가 사라지면
그제서야 인간은
돈을 먹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겠지요. (29)

어떤 계기로 환경에 민감해졌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이들보다 좀 더 감각적이며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지구과학이나 자연환경 생태계에 대한 관심은 어린이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그러한 순수한 자연에 대한 동경 같은 감정을 어른이 된 지금까지 이어온 나는 환경운동가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 하나라도 잘 하자라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어린이가 읽기엔 아니, 다 큰 어른이 읽어도 다소 난해한 이 책은 그림에 시선이 머무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한 번 읽으면 기억나지 않는데, 두 번, 세 번 읽으면 더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만 곱씹게 되는 철학적인 이야기의 힘도 지녔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하다. 나와 같을지, 다른 어떤 느낌으로 읽을지.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103 / 어린이, 그림책] 나의 지도책. 사라 파넬리. 김산 옮김. 소동출판사. (2018)

단순하고 간단하지만 읽을 때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동 거리가 있다는 것. 그것이 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성장이 멈춘 어른이지만, 때마다 그림책을 찾아 읽는다. 좋은 그림책은 영감을 떠오르게 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나쁜 그림책은…. 글쎄, 나쁜 그림책은 읽어보지 못한 것 같다.

‘나의 지도책’의 지은이 사라 파넬리는 2006년 여성 그림작가로는 처음으로 영국 왕실에서 수여하는 왕실 산업디자이너(RDI)로 선정, 2015년에는 《나의 지도책》으로 미국 아동문학협회 피닉스 그림책 상을 받았다. (책 소개 참고) 종이나 장식물 등을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화려한 색감과 아기자기한 그림과 손글씨를 쓴 이선미님의 낙서 같기도 한 캘리그라피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잔뜩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지만, 살짝 당황했다. 기승전결 같은 동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장면 한 장면 독립적인 그림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었다. 수수께끼 같은 짧은 글과 숨은그림찾기 같은 화면 곳곳을 꾸미는 그림들은 어른의 시선으로 분석하며 읽기엔 너무 어려운, 다른 수준의 책이었다. 그렇게 두 세 번 책을 읽다 보니 ‘벌거벗은 임금님’이 생각났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피닉스 그림책 상을 받은 그림책이니까 분명 멋진 책이겠지? 그렇다면 나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감동적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건가 잠깐 고민도 했다.

그런 걱정도 잠시뿐, 아이들과 함께 독후 활동을 해보았다. 그림책 독후 활동은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교육자도 교습자도 즐거운 활동이라고 생각하기에 아이들과 종종 함께하곤 한다. 좋은 그림책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들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훨씬 즐겁게 읽어낼 수 있는 건지 아이들은 기대보다 훨씬 즐거워했고, 수수께끼도 숨은그림찾기도 이어지지 않는 독립적인 그림들도 모두 감탄하며 즐거워했다.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낸 사라 파넬리의 그림책을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읽기엔 다소 난해하고 어려운 건 분명하다. 하지만 긴장감이나 무게감 같은 걸 내려놓고 잠시 아이로 돌아간 듯 즐기면 그 속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으로서 긴장감을 내려놓기, 그림책을 대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생겼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97 / 예술, 미술] 100권의 그림책. 마틴 솔즈베리. 서남희 옮김. 시공아트. (2016)


요즘은 현실도피와 공감을 핑계로 책을 고른다. 정신없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며, SNS 라는 가상 공간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공감하고 교류하고 싶어 이것저것 뒤적이다 골라 읽는다.

그래서 읽게 된 ‘100권의 그림책’의 저자 마틴 솔즈베리는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교 케임브리지 스쿨 오브 아트에서 ‘영국 최초’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션 석사과정을 이끌고 있다.

그림책 작가 양성 지도자가 쓴 ‘100권의 그림책’은 그림책을 소개하는 책인데 책 분류가 ‘어린이’가 아니라 ‘예술’이다. 동화책이 아닌 그림책은 어린이 문학이라기보다는 ‘미술’보다 넓은 영역, ‘예술’이 맞을 것이다.

그림책이 예술사처럼 길고 긴 역사나 학문적 가치를 가진 게 아니기에 어떠한 기준으로 100권의 책이 선택됐는지 궁금했고, 아무래도 작가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었을 거라 짐작했다. 반신반의다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1910년도부터 2014년까지 1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비교적 다양한 나라 다양한 작가의 책이 소개되고 있다. 서양인의 책이 주류였지만 한국이나 일본 등 동양 작가의 책도 눈에 띄어 한 개인의 취향이라기보다는 그림책의 역사나 흐름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시장의 규모와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션 전공생들과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좋아할 책이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의 시선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책이지만, ‘어린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100권’은 아닌 것 같다.

‘정서적으로 와 닿을 때’, 그때가 바로 그 그림책과 내가 인연을 맺는 때일 테고, 내 마음의 그림책으로 자리 잡는 때일 거예요. (218)

무언가, 누군가와 만날 때 번쩍이는 순간이 있다. 내게는 ‘순이와 어린 동생’(한림출판사, 1995)과 ‘100만 번 산 고양이’(사노 요코, 비룡소)이다. 뛰어난 예술성과 가치가 있는 그림책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림책을 읽던 시절 어떠한 순간에 정서적으로 와 닿아 마음에 자리 잡은 그림책.

문득 나만의 100권의 그림책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어졌다. 나 같은 사람들이 쓴 이야기들이 모여 그림책의 역사나 취향이 담겨있는 책이 많아져, 그림책이 아동문학의 한 부분이 아니라 하나의 장르로 살아남게 되길. 언젠가 할 수 있을까.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79/ 어린이, 그림책] 색다른 숲속 여행. 아이나 베스타드. 서남희옮김. 현암 주니어 (2017)

2018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현암사에 대하여 알게 된 것. 작년엔 청아출판사를 알게 되었다면 올해엔 현암사이다. 1940년대에 설립하여 여전히 알찬 책을 출판하고 있는 출판사, 적당한 상업성, 적당한 흥미, 적당한 지식이 섞여 있어 이 멋진 책들을 출판하는 출판사를 왜 여태껏 몰랐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내가 구입해온 책은 ‘색다른 숲속 여행’인데, 찾아보니 ‘색다른 바닷속 여행’도 있고, 다른 출판사에서도 비슷한 형식과 내용의 책이 있었다. 그래도 현암주니어에서 구입해온 이유는 이 책의 저자 ‘아이나 베스타드’가 그림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현암사와 현암 주니어의 도서목록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

좋은 출판사를 알아내었으니, 앞으로도 관심 있게 종종 찾아보아야겠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완독 31 / 어린이, 동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다케다 미호 그림. 사이토 다카시 엮음. 정주혜 옮김. 담푸스.

일본 현대 문학의 본보기인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어린이가 읽기 쉽게 엮은 동화책, 원작과 동명으로 출간된 이 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보통 이런 형식의 책을 그림책이라 말하는데, 이 책은 동화책이라고 칭하고 싶다. 글과 그림이 바탕이 되어,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는 책을 그림책이라 이야기한다. 이 책은 원작자의 글이 강렬해서인지, 엮은자의 요약이 좋아서인지, 글의 힘이 강렬하여 그림은 단지 도울 뿐, 그림만이 가진 고유한 에너지를 내뿜기보다는 글을 돕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림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글이 가진 흡입력이 좋아 읽는 대로 상상하며 웃음 지으며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몸은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짧지만 강렬한 이 첫 문장에서부터 이 내용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이름 없는 작은 고양이가 누군가로부터 구해져 보살핌을 받으며 고양이의 시선으로 주인과 주변을 관찰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자신을 ‘이 몸’이라 칭하는 우스꽝스러운 고양이의 일상을 유머스럽게 담아 흐뭇한 미소를 담으며 한 장 한 장 넘길 수 있었다. 그림책이 가진 특성 비교적 적은 페이지에 모든 것을 담아야 하기에 결말 부분의 빠른 전개로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또한 이 책이 가진 유머스러움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귀여운 시선의 고양이 모습이 그려진다.

원작인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간결한 이 동화책만 보아도 흥미로움이 전해져 나쓰메 소세키의 원작도 함께 살펴보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책이다. 다 큰 어른의 시선으로 읽기에도,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의 시선으로 읽기에도 적당한 즐거운 소설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