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완독 116 / 자기계발]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 전경아 옮김. 다산초당. (2018)

‘누구도 죽기 전에는 행복하지 않다.’ (250)

나이 듦과 죽음, 관계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는 요즘이다. 어릴 적엔 나보다 나이 많은 누군가에게 묻고 해답을 구하곤 했지만 이젠 내가 나보다 어린 누군가에게 대답해주어야 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정답 없는 것들에 대한 궁금증은 나 스스로 깨닫고 해결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읽게 된 ‘마흔에게’는 ‘미움받을 용기’로 유명세를 치른 아들러 심리학의 일인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이다. 정해진 답이나 길이 있지 않고, 누구나 겪는 과정인 ‘나이 듦’은 인정하기 싫지만, 모두가 벗어날 수 없는 현상이다. 20대 후반의 내가 사회생활 입문서나 재테크 책을 읽으며 30대를 대비했다면, 40대를 앞에 두고 이러한 책을 맞이하게 되어 반가웠다.

인문학, 철학 입문서로 읽어나간 ‘마흔에게’는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있었다. 책 장르의 구분이란 것이 원래 명확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넓게 생각하면 30대 후반~ 40대 초반 나이 듦을 인정해야 하는 이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감정의 변화를 달래주는 책이니까 ‘자기계발서’로 구분된 것이 맞긴 하지만, 쉽고 뻔한 그런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은 자기계발이라기보다는 깨달음에 가깝기 때문이다. 관계로 고민하는 요즘, 나의 한계인지 성격의 문제인지 고민이 많았는데, ‘마흔에게’를 읽으니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나이를 맞이하는 성장통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시기를 자연스럽게 맞이하고 해결해나가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요즘 겪고 있는 문제들이 나만의 문제가 아닌, 나이 먹는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 자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책.

‘마흔’이라는 다소 직접적인 제목으로 깊이감이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이 듦이라는 허무하고 알 수 없는 그 감정을 쉽게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게 쓴 저자 기시미 이치로와 출판사가 고마워지는 책이었다. 이런 책이 나의 이정표가 되어준다면 감사히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공동체 감각이란 ‘나’를 주어로 사물과 인생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 ‘나’가 아니라 ‘우리’를 주어로 생각하고 살 수 있으면 ‘우리를 위해 나는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수 있다. (205)

‘지금, 여기’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 풍요로운 숲을 만들고, 다음 세대의 양식이 되는 도토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과거를 생각하고 후회하거나, 미래를 생각하고 불안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230)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완독 106 / 에세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정문정. 가나출판사 (2018)

김찬호 교수의 책 <모멸감>을 보면, 자신의 결핍과 공허를 채우기 위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취하는 방법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모멸하는 것이라고 한다. 위계를 만들어 누군가를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이다. (20)

내 인생은 롱테이크로 촬영한 무편집본이다. 지루하고 구질구질하게 느껴진다. 반면 다른 사람의 인생은 편집되고 보정된 예고편이다. 그래서 멋져 보이는 것이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세상에서 나 혼자만 힘든 것같이 느껴진다. 결국 피해의식과 자기연민에 가득 차 사람들에게 상처 주고,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 행복한 사람은 자기를 알아달라고 남을 괴롭히지 않는다. 스스로 충만하면 남의 인정을 갈구할 필요가 없으니까. (82)

취향이 자신을 끊임없이 부정하고 단지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일 뿐이라면, 일기를 검사받는 것과 뭐가 다를까. 내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표현하고 남들의 취향에 대해서도 무시하지 않아야 세상은 여러 색으로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서로 ‘취존’부터! (109)

어른이 되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싫은 사람을 덜 봐도 된다는 것과 친구에 덜 연연하게 된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며 깊이 있는 관계를 맺기도 하고 나쁜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도 관찰해보니, 행복감은 관계의 양이 아니라 질이 결정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깊이 있는 관계는 함께한 시간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나는 인간관계에서 무리하지 않는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됐지만 만나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당분간 만나지 않고, 뾰족한 말을 던지는 사람에게는 여러 번 경고하다 정도가 심해지면 관계를 끊는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을 최대한 옆에 두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더 좋은 사람들이 다가오곤 했다. 나 또한 모든 관계는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꾸 노력하게 된다. (202)


예약초과로 빌려오기 힘들었던 이 책.
재미있게 읽었지만, 5월 말~ 6월 초에 예약 신청해서 지금 빌려와 읽을 만큼 재미난 이야기였나? 올해 1월 8일에 1쇄를 찍고, 1월 23일에 4쇄를 찍은 아마 올해의 베스트셀러 중 한 권이 될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기대보다 강렬하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긴 하다. 특히 눈치 보느라 의사 표현 같은 것에 서툰 여자 사회초년생이라면 더욱 더.

저자가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쭉 글을 쓰며 먹고사는 직업으로 살아왔었고, 죽을 고비를 넘겼고, 살면서 ‘왜’라는 궁금증을 늘 갖고 지냈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의 고비를 현명하게 넘긴 사람만이 가진 군더더기 없는 인생관이 있다. 나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경험해보고 싶진 않지만, 죽음 바로 앞까지 다다르지 않더라도 이 책을 통해 간접경험 해보았으니 조금 더 유들유들하고 조금 더 단호하고 여유 있게 의사 표현하고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도 충분하지만, 더욱 충족하고 싶다.

아.
이 책의 좋은 점은 작가의 글 하나하나에 내 사족을 붙이게 된다는 것. 아마도 동년배인 그녀의 생각에 보태어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드나 보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카테고리 없음2018. 5. 7. 11:50



익명성
너와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는 서로를 알 수 없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나의 전부가 드러나지 않으니 과장된 의사 표현도 가능하고, 각자의 신분이나 체면 따위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까 적당한 조절도 가능하다. 그러한 이유로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은 아름답고 날카로운 칼날을 등에 업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일부를 공유하면서 친밀감을 느낀다. 따라서 쉽고 편하게 만들어진 익명의 관계는 그만큼 가볍게 끝이 난다. 서로를 알지 못하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에 대한 소통만으로 진정한 관계를 맺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익명으로 맺어진 관계는 쉽게 만들어진 만큼 쉽게 끝이 난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 일상2018. 5. 2. 11:20



진심이 담긴 관계, 긍정이 오가는 인간관계는 과장되지 않고 인위적이지 않게 묻어 나오는 것이지 하고 싶은 대로 의도한 대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사회생활이라는 허물로 추구하는 건 진실된 관계인가. 필요에 의해 의도를 숨긴 채 사실과 다른 소통을 주고받으며, 원치 않으면 언제든 끊어져도 상관없다는 듯 냉정함을 드러내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숨겨둔 욕망이나 분노, 자아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 오늘 하루  (0) 2018.05.06
[일상] 방전과 기다림  (0) 2018.05.04
[일상] 관계  (0) 2018.05.02
[일상] 아주 조금  (0) 2018.05.01
[일상] 커피 한 잔  (0) 2018.04.30
[일상] 낡은 책  (0) 2018.04.04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 일상2018. 3. 7. 09:41



옛날

언제부터 지금이고 언제부터 옛날인지 모르겠지만 옛날보다 지금 남들에 대해 많이 의식하게 되어버렸다. SNS 같은 실생활 노출을 즐기면서 누군가를 계속 의식할 수밖에 없는 공간을 내 의지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예전만큼 끈끈하지 않은 요즘의 관계 덕분에 남을 더 의식하며 지내면서 나도 함께 끈끈하고 싶은데 어렵다. 뭐든 쉬운 게 있을까만은.

새로 만난 누군가와도 잘 지낼 수 있을 거란 내 생각이 자만이었나, 나 빼고 서로서로 끈끈해 보이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없는 관계에 허탈하다. 그때 그 사람도 나고, 지금 이 모습도 나니까 의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과 상황을 즐겨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데, 나만 빼고 돌아가는 모습이 아리송하다. 노력해도 안 되는 건가? 노력의 초점이 틀린 건가? 문제가 뭐지?

관계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는 건 나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중이니 심각해질 필요 없이 고민하며 살아가면 될 테고, 쓰기나 읽기에 대해서는 움츠러들거나 멈추거나 고민하지 말자.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부터 당당해지고 싶고, 읽고 싶고, 쓰고 싶고, 내 안에 가득 차 있는 기운을 분출하고 싶고,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덜어내고 싶은 마음에 쓰고 읽는 거지, 누군가의 동정이나 공감을 바라고 쓰는 건 아니니까. 아직 그 정도의 단계에 이르지 못했으니까 앞선 고민은 내려두자. 이전보다 읽고 쓰기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고, 이전엔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했다면 요즘엔 시간 조절을 하며 하는 중이니.

이렇게 생각하면 별것 없는데 왜 SNS 안에서 누군가의 반응이 없는 것에 집작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나도 관심에 목매는 사람이었나. 늙어서 외로워진 건가.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 글쓰기  (0) 2018.03.09
[일상] 공항  (0) 2018.03.08
[일상] 옛날  (0) 2018.03.07
[일상] 반전  (0) 2018.03.06
[일상] 불안함  (0) 2018.03.05
[일상] 똑같은  (0) 2018.03.04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