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감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3.23 [세 번째 시작] 모든 순간이 아티스트 데이트
  2. 2018.03.28 [일상] 안도

소시지 당근 양파

오늘 저녁 식사를 위해 장 볼 목록이다. 며칠 전부터 먹고 싶던 카레를 만들 계획이다. 얼마 만에 쉬는 휴일인가. 느지막이 일어나 아점을 먹고 운동을 다녀와 점심을 (또) 먹고 청소를 하고 빵과 커피를 사러 다녀왔다가 청소와 빨래를 하고, 커피와 빵을 마신다.

오랜만에 즐기는 집안일이 좋다. ‘오랜만’이어서 좋은 건지, 오랜만에 ‘쉬는’ 주말이어서 뭐든 좋은 건지. 날씨도 바람도 공기도 그저 좋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길가에 있던 음식점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이 쬐끄만 게 12,000원이라니! 꿍시렁거리며 다신 오지 않으리 생각했지만, 고슬거리는 밥과 풍미 깊은 장국이 예술이었다. 역시 사람 많은 덴 이유가 다 있었다.

요즘은 요가를 즐기고 있는데, 요가에 빠져든 계기는 아마도 몇 년 전 아디다스의 요가 이벤트로 알게 된 아미라 선생님 덕분이다. 참한 외모(!)와 나긋한 목소리, 몸동작이 그저 참여하는 사람에 불과한 나의 마음마저 편안하게 해주었고, 그리고 얼마 후 요가원에 등록했다. 그렇게 요가를 즐기게 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며칠 전 부터 요가의 마지막 아사나인 ‘사바 아사나’를 할 때 몸은 이완되어있지만, 정신은 번쩍 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잠깐 조는 듯 꿀잠을 잤던 것 같은데 요즘은 사바 아사나를 하려고 누우면 정신이 또렷해진다. 요가원의 프로모션 상품인 향기를 머금고 있는 눈 덮개(!) 덕분인지 이 변화가 옳은 건지 잘못하고 있는 건지, 잠들어야 하는 건지 깨어있어도 되는 건지 알 길이 없다. 그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외우며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고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마음이 건강해지는 요가를 하는 시간이 좋다.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 있는 나의 삶도 좋고.

이것저것 부지런하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흘러가는 이 시간이 좋다. 남은 빨래가 끝나는 세탁기의 노래를 기다리며 자판을 두드리는 오늘 하루의 모든 시간이 내게 아티스트 데이트 그 자체이다. 매일매일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게 인생이고 이게 내 삶. 앞으로 나아가도 좋지만, 여기에 서 있어도 좋은 내 인생.

‘띠 띠리리 릿디 띠리리리리리리 띠’

세탁기가 멈추었다. 남은 빨래를 정리하고 소시지와 양파, 당근을 사러 가야겠다.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 일상2018. 3. 28. 10:55


안도
요 며칠 가슴이 답답했는데 오늘 아침 기운이 좋다. 매일 아침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자고 계획했지만 실천하진 못했다. 아침에 눈 뜨면 비몽사몽 세미와 인사를 나누고 아침밥 먹기 바쁘다. 하긴 이 정도의 인생이라면 감사한 게 맞다. 매일 아침 나를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 아직도 나를 돌봐주는 사람과 반려견이 있다는 것. 이만큼도 행복해야 하는 게 맞다.

화병인가 싶을 정도로 가슴 한쪽이 갑갑하고 답답하고 응어리진 무언가 덕분에 탄산수를 쟁여두고 마신다. 그나마 이걸 마시면 잠시나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탄산수는 약한 나의 목에 좋지는 않다. 알고 있지만 자꾸 즐기게 되는 커피와 탄산수. 그래도 해결되지 않았던 답답함은 어떻게 떨쳐버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웬일로 오늘 아침에는 그 무게가 줄어든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라 그 크기와 정도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이것이 최근의 나를 힘들게 한 건 맞다. 늘 그래왔듯 원래부터 내 것이려니 하며 순응하고 지냈는데 오늘은 다르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커피를 내릴 때 어제보다 신선한 거품이 많이 올라왔다. 아침에 벌어지는 작은 행동과 사건 하나하나가 나의 하루를 만든다. 오늘은 왠지 예감이 좋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점이라면 평소보다 잠이 조금 부족했고, 업무량이 많았고, 체력 소모도 많았다. 평소보다 육체와 정신의 피로도가 조금씩 증가했는데 컨디션이 나아진 게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지난겨울보다 건강해짐 덕분이 아닐까.

1월부터 시작된 동네 뒷산 느린 산책이 아차산으로, 둘레길로 이어져 3개월째 진행 중이다. 고작 일주일에 하루 산에 간다고 큰 변화가 생긴 건 아니다. 아직 근력도 운동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순간순간을 돌이켜보면 마음의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지면서 생기가 돌아오고 있다. 이 리듬대로 몸의 무게도 가벼워지기를.

한숨 돌렸다.
다행이고 감사하다.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 낡은 책  (0) 2018.04.04
[일상] 같은 자리  (0) 2018.04.03
[일상] 안도  (0) 2018.03.28
[일상] 이방인  (0) 2018.03.27
[일상] 사기꾼  (0) 2018.03.23
[일상] 커피 한 잔  (0) 2018.03.22
Posted by 따듯한 꽃.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