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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또 읽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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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2021) [2021-29 / 소설, sf]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2021) 소설을 즐기지 않던 나인데, 요즘엔 한국 여성 작가의 글에 관심이 간다. ‘한국’, ‘여성’이라는 틀 안에 가둬둘 필요는 없지만, 굳이 한국 여성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건 그만큼 괜찮은 소설과 작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소설을 즐기지 못한 이유는 외우기 힘든 많은 등장인물(특히 외국인의 긴 이름), 번역체를 쉬이 읽어내지 못하는 성격, 쉽게 이해하기 힘든 깊이 있는 서사 등이다. 하지만 최근 읽은 한국 여성작가들의 소설은 가볍고, 쉽게 공감할 수 있어 나처럼 소설이 버거운 사람도 단숨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쉽게 읽었다고 해서 소설의 깊이가 낮다고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주제, 일상에 있을 법..
[책 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2) [2021-22/일본문학]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2) 지인에게 추천 받아 읽게 된 장편소설이자 올해 읽은 3번째 소설책. (2권은 장류진이었다.) 두께에 비해 무겁지 않은 주제와 내용으로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었다. 5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었는데 다 읽고나니 사건이나 인물간의 연결고리가 있었다. 괜히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게 아니었던 거다.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처음인데,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입문용 책이 아닐까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북 리뷰]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창비. (2019) [2021-11 / 문학,한국단편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창비. (2019) 코로나덕분에 드라마 폐인이 되어버린 작년 어느 날 밤, 의미 없이 틀어놓은 텔레비전에서 인상적인 드라마 한 편을 만났다. 판교에 위치한 애플리케이션 개발회사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었는데, 내겐 당근마켓 같은 중고 거래 앱도 생소했고, 거북이알이라는 등장인물이 가진 에피소드도 충격적이라 한두 시간 정도의 짧은 단편 드라마였지만 여운이 남았다. 검색창에서 찾아보니 장류진의 소설이 원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만큼 원작도 재미있으리라, 그 인연으로 장류진 단편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찾아 읽게 되었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는 지적 허영을 즐기는 사람이지만, 멍청한 편이며, 글솜씨도 보통일뿐더러 문해력도 별로다..
[북 리뷰] 나의 개인주의 외. 나쓰메 소세키. 김정훈 옮김. 책세상. (2019) [2020-34 / 문학. 평론] 나의 개인주의 외. 나쓰메 소세키. 김정훈 옮김. 책세상. (2019) 올해는 대체로 책이 읽히지 않는다. 여느 해에 비하여 많은 책을 샀지만, 완독한 권수는 1/3 정도로 적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코로나로 인한 위기상황으로 마음이 심란하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여유 시간이 많아져 양질의 서적을 사들였더니 쉽게 읽을수도 없으니 재미가 없어 더욱 진도가 안 나갔다. 그렇게 미뤄지고 쌓여가는 책이 산더미다. 읽기보다 쓰기에 전념한 이유도 한몫했다. 내 이름을 건 이북을 출간했지만, 일기장 같은 부끄러운 결과물을 선보이고 나니 책상 위의 여러 책의 무게가 더욱더 무겁다. 이 책의 저자들은 어떠한 무게를 견뎌내고 훌륭한 책을 출간한 건지, 짐작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겁..
[북 리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허밍버드. (2020) [2020-28 / 소설. 독일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윤도중 옮김. 허밍버드. (2020) 두번 째 읽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몇 년 전 감성 충만한 한 청년의 일기 같은 이 책을 읽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도중에 덮었던 적이 있다. 지인들의 추천과 권유로 꾸역꾸역 끝까지 다 읽긴 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 같은 건 없고,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남아있는 이 책을 완독했다.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 중 04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작고 가벼운 문고 판형 책자여서 들고 다니며 읽기 좋았다. (지난번 읽은 더 클래식 출판사의 책도 비슷한 느낌으로 좋아한다.) 지은이 괴테는 독일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인물로 1774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하고..
[북 리뷰] 리어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우리 옮김. 더 클래식. (2020) [2020-16/소설, 영국 문학] 리어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우리 옮김. 더 클래식. (2020) 책 읽기를 즐기지만, 문학 작품 읽기는 부담스럽다. 특히 ‘세계 문학 컬렉션’ 같은 건 더욱더 어렵다. 독서 모임을 통해 고전 읽기를 도전했다가 포기했던 적이 있다. ‘데미안’과 ‘1984’인데 몇 페이지 못 보고 책장을 덮은 경험 덕분에 고전 문학을 대할 때면 두려움이 앞서는 편이다. 그 후로 몇 권을 다소 힘겹지 않게 완독 했고,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고전문학에 대한 약간의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안나 카레니나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쩌다 보니 여러 출판사로 읽게 되었다. 그중 ‘더 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두께나 크기, 글씨체와 종이의 느낌, 특히 번역체..
[북 리뷰] 삼국지 첩보전 2.안개에 잠긴 형주.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살림출판사. (2020) [2020-13] 삼국지 첩보전 2.안개에 잠긴 형주.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살림출판사. (2020) 삼국지 첩보전은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삼국지를 기반으로 한 역사 추리소설이다. 그중 2권 ‘안개에 잠긴 형주’는 형주성에서 벌어졌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국지 첩보전’ 속 비밀 조직인 위나라의 진주조, 촉나라의 군의사, 오나라의 해번영을 중심으로 주인공 가일과 주변 인물인 우청, 손몽, 부진 그리고 가장 비밀스러운 인물 한선은 삼국지에서는 볼 수 없는 인물들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 가공된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진짜 삼국지의 이야기, 유비의 명을 받들어 형주를 지키던 관우가 여몽에게 죽음을 당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섞여 있어 삼국지 원작에 대한 이해가 적은..
[북 리뷰] 삼국지 첩보전 1.정군산 암투.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살림출판사. (2020) [2020-11] 삼국지 첩보전 1.정군산 암투.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살림출판사. (2020) 초등학생 시절 5권짜리 만화책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유비와 관우, 장비, 제갈공명, 조조 등 위, 촉, 오나라의 삼국통일 이야기에 빠져 몇 번이고 다시 읽던 기억이 난다. 성인이 될 때까지 삼국지를 또 읽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몇 년 전 경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조를 담은 책, ‘조조에게 배우는 경영의 기술(시그마 북스, 2016)’을 보면서 기억이 전부 옳은 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내 기억 속 조조는 나쁜 놈이었는데 다른 시점으로 바라보니 다른 이야기가 보였다. ‘삼국지 첩보전’은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 허무는 중국의 미스터리 작가로 주목받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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