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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2018.11.19 01:04

​P.37
4. 나의 인생 이야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나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교과서처럼 사는 시기와 마음 먹은 대로 사는 시기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유년기를 제외하면 꽤 오랜 시간 동안 누가 봐도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다.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바라는 대로 바르게 살아야만 하는줄 알았다. 나쁜 행동은 하면 안 되니까 하지 않았고, 학생이라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니까 열심히 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무엇이든 열심히 했다. 그 누군가가 부모님, 선생님이나 단짝 또는 직장 상사나 선후배일 때도 있었다. 최선을 다해서 친구를 만들려 노력했고,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꾸준하게 과제나 공부를 했고, 누가 봐도 깔끔한 원가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교과서 속 정답 같은 삶을 위해 스스로를 옥죄며 의무와 책임을 강요했다. 하지만 욕심낸다고 마음대로 되는 게 인생이던가.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최선을 다할수록 내가 원하는 것들은 내게서 멀어져갔다. 친구들은 나를 부담스러워했고, 과제에 적당한 에너지를 투자해도 비슷한 성적을 받은 동기들을 보면서 속이 상했다. 끈기보다 감각이 필요했던 전공 성적은 멀어져갔고, 무조건적인 단가 낮춤 덕분에 융통성 없는 사원이라는 거래처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어린 시절 교과서처럼 바르게 살려고 애썼던 건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일 것이다. 내겐 바른 삶이 유일한 해답이었고 과한 책임감이 더해져 무엇이든 최선을 다했다. 누구도 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쫓느라 나 자신을 달달 볶으며 살아왔다.

20대 후반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몇 개월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며 나만의 리듬 같은 것을 느꼈다. 아무리 바라고 원한다고 해서 가질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대나무보다 갈대의 삶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 살던 시절에는 절대 알 수 없었던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인생,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30대를 맞이하며 새로운 직업과 미래를 꿈꾸는 등 또 다른 목표를 위해 노력했지만 역시나 손에 닿진 않았다. 일정한 방향 없이 흐르는 물처럼 우연한 기회로 닿게 된 지금의 직업, 지금의 취미생활, 지금 나의 생활 방식이 지금 내 나이의 또래들과 비교하여 서툴고 보잘것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지금 이 리듬이 나의 것’이라는 것도 나는 안다. 남들보다 쉽게 닿지 않는 모든 목표를 헛된 욕심으로 치부하기엔 안타깝지만 그렇게 조금씩 가벼워지는 연습을 해왔나 보다. 그러면서 나를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무언가를 더 갖기 위해 욕심내기보다는 지금 재미있고 즐겁게 살기 위해 공부했고 노력했다. ‘남들처럼’ 명예와 지위, 돈 같은 걸 욕심내기보다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 집중했다.

지금은 알고 있다. 내가 나로 존재하는 지금 이 모습의 나를 누구보다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더 많은 것을 손에 넣으려 욕심내기보다는 지금 내 주위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다시 또 보이지 않는 욕심이 나를 지배하기도 하겠지만 내 중심은 내가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이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지도, 남들만큼 잘 쓰지도 못하는 내가 계속 글을 쓰는 이유이다. 나는 내가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서 글을 쓴다. 앞으로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글쓰기와 함께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나은 글을 쓸 수 있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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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듯한 꽃.개